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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활

박사 3개월차의 기록

벌써 박사를 시작한지도 3달이 지난 것 같다.

3달 동안 스스로 많이 나태했고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돌이켜 보면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한 것 같다.

가장 큰 변화는 현재 생활과 환경에 적응하게 됐다는 것인데 이게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처음 시작할때의 불타는 초심을 잃었다는게 단점이고, 환경에 적응하고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연구라는게 하루하루가 정말 어렵다. 

스스로 정답이 없는 곳에서 구체적인 목표를 설립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계획을 짜야하고 실행해야 한다.

문제집 처럼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고, 그 끝이 확실히 보이지 않아서 두려움도 많이 크다.

이 자유가 마냥 좋은 것만이 아닌 이유는 내 스스로가 내가 원하는 만큼 잘하고 있지 못해서라는 생각이 든다.

연구에 몰두해야 하는데 이런저런 잡념이 들면 몰두가 힘들어지기도 한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서 스스로를 좀먹는 순간도 찾아오는데 그때마다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나?' 생각이 든다.

내가 박사에 진학한 이유는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훌륭한 연구자가 되기 위함인데 나는 잘 하고 있을까?

 

석사 기간부터 꽤 오래 연구를 진행했는데 큰 흐름에서 깨달은 것 보다는 사소한 디테일에서 깨달음을 많이 얻었다.

정말 그 사소하게 느껴질 만한 부분들이 연차가 늘어갈수록 체감이 되는게 신기하기도 하면서

얼른 이제 결과를 내고 싶은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앞서가는 주변 동료 및 친구들을 보면서 축하하는 동시에 나는 뭘하고 있지 자책도 많이하게 된다.

타협을 하고 싶어지는 순간도 많이 마주하게 되는데 정신차리고 내가 목표했던 바를 생각해야한다. 

불안함과 흔들림속에서도 결국 논문읽기, 아이디어 정립등으로 극복해내야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웠다.

이 극복 방법이 가혹할 수 있지만 피하고 피해봤자 이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란걸 알게됐다.

 

다시 한번 쇄신하고 정신차리자! 이런저런 불만과 불안함이 있을 수 있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스스로 너무 좋은 환경에서 학위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감사하게 된다.

눈앞에 차려지지 않는 밥상이라면 스스로 차릴 수 있게 노력하자.

스스로 욕심이 큰 만큼 그에 따르는 고통을 감수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 연구자가 될 수 있기를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고 능력있는 연구자가 될 수 있기를

지치고 힘들때는 쉬어가면서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